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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속 등장인물

    유정원(한석규) 은 8월의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며 초원사진관의 주인입니다. 본명은 유정원. 나이는 33세이며 미혼의 시한부 환자입니다. 그렇지만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평소처럼 집에서 지내면서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병명이나 살날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습니다. 매우 온화하고 선량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이는 항상 미소를 띤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과 병원 진료를 대기하면서 마주 앉은 건너편 아이를 보고 해맑게 웃어 보이는 점, 무엇보다 아픈 몸과 함께 컨디션 난조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사진을 빨리 인화해 달라고 재촉하는 다림에게 쌀쌀맞게 대하지만 이내 미안함을 느끼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건네면서 사과하는 장면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구청 소속 주차단속 요원으로서 사진 인화를 위해 초원사진관에 매번 방문하는 김다림과 단골로서 가까워지며 이내 호감을 느끼고 다정하게 대하지만, 곧 죽을 입장이기 때문에 먼저 다가가지는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몸부림치면서 거부하거나 슬픔에 빠져 술로 여생을 보내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고 평소 살던 것처럼 마감하려는 죽음에 관해 초탈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도 그의 성격을 알 수 있습니다. 김다림(심은하) 은 초원 사진관 부근의 성북구청 주차단속요원입니다. 명랑하고 밝은 성격의 아가씨로 일 때문에 사진인화를 자주 부탁하게 되면서 초원 사진관의 단골손님이 됩니다. 처음 초원 사진관에 왔을 때는 더위에 지치고 다른 사람의 죽음을 보고 온 정원이 다림에게 약간 짜증을 냈지만, 이내 말끔한 태도로 사과하는데 아무래도 이 무렵부터 좋은 인상을 갖게 된 듯합니다. 영화를 잘 보면 주로 대시는 다림이 다 하는데요. 나이나 결혼 여부를 물어보고 "친구가 서울랜드에서 일하거든요. 언제든지 오면 공짜표 준다 그랬는데..."라면서 은근한 데이트 신청도 그녀가 합니다. 대화 도중 갑자기 팔짱을 껴서 정원을 놀라게 하기도 하고 말이죠. 정원이 갑자기 쓰러져 입원할 무렵에는 다른 곳으로 배속발령이 나는데 이 무렵 갑자기 아무 연락도 없이 사라진 정원 때문에 속앓이를 많이 합니다. 정원이 죽고 나서 어느 날 정원의 아버지가 스쿠터를 타고 어디론가 나선 후 다림이 사진관에 한 번 찾아오는데 아가씨다운 차림이나 자연스러운 화장 등,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사진관은 닫혀 있지만 진열장에 놓인 자신의 사진을 보고 방긋 웃으면서 일종의 성장, 이뤄지지 않은 사랑을 넘기고 다음 연애를 준비하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퇴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버지(신구)는 사진사입니다. 일찍이 아내를 잃고 혼자아들과 지내며 아들인 정원에게 사진관을 맡겼으나, 아들이 죽은 후에는 다시 자신이 사진관을 운영합니다. 정숙(오지혜) 정원의 여동생. 결혼해서 딸 하나를 두고 있습니다. 살림은 잘하나 요리는 못한다고. 정원이 입원했을 때 옆에서 그를 간호합니다. 철구(이한위) 정원의 절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줄거리

    한 여름의 작은 동네에서 2대째 초원 사진관을 하고 있는 정원(한석규 扮)은 죽을 날을 앞둔 시한부 인생입니다. 하지만 그는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다림은 구청에 소속된 주차단속 요원인데, 매번 단속사진 때문에 사진을 인화하러 초원 사진관에 찾아오면서 단골이 됩니다. 두 사람은 자주 만나기 시작하면서 서로 호감을 갖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정원은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절친인 철구를 만나 같이 횟집에서 술을 먹습니다.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어 오게 된 파출소에서 설전이 벌어지자, 조용히 하라는 경찰에 말에 욕을 섞어가며 "내가 왜 조용히 해야 해?"라는 말을 하며 웁니다. 며칠 뒤, 스쿠터를 고치기 위해 스쿠터 가게에 있는 정원을 다림이 발견하게 되고, 다림이 정원을 사진관 앞까지 우산을 씌워주며 바래다줍니다. 정원이 사진관 안에 앉아 있던 중, 전에 가족들과 가족사진을 찍었던 한 할머니가 혼자 들어오는데 이전에 가족사진을 찍었을 때 찍었던 혼자 나온 사진을 다시 찍고 싶다는 요청에 사진을 찍어드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상태가 악화된 정원은 쓰러져 입원하게 됩니다. 다림은 평소처럼 사진관에 찾아오지만 정원이 없자 편지를 써서 사진관에 꽂아두고 갑니다. 그러나 여전히 사진관은 며칠 내내 닫혀있고 편지도 아무도 회수해가지 않자 화가 난 다림은 밤중에 사진관에 돌을 던져 유리를 깹니다. 그 무렵, 다림은 근무처를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정원을 만날 수 없게 되자 다림은 그를 그리워하게 됩니다. 한편 입원한 정원 역시 다림을 생각합니다. 그는 죽기 전 사진관에 정리하러 들러 깨진 유리를 보고 그녀로부터 도착한 편지를 읽게 됩니다. 수소문 끝에 다림이 자주 나타나는 길목 카페에서 기다리고, 예상대로 다림이 차량 단속을 위해 내렸지만, 정원은 다가서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봅니다. 그리고 답장을 씁니다. 차에서 내리지만 이후 그는 스스로 자기 사진을 찍는데 이것은 후에 영정사진으로 쓰이게 됩니다. 정원이 죽고 나서 겨울이 되고 초원 사진관은 정원의 아버지(신구)에 의해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정원의 아버지가 사진관을 비운 사이에 검은 옷을 차려입은 다림이 사진관에 찾아옵니다. 사진관은 닫혀있지만 그녀는 사진관 진열대에 놓인 자신의 사진을 보고 미소 지으면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비하인드 이야기

    "작품을 처음 생각하게 된 동기는 가수 김광석의 영정 사진 속 활짝 웃고 있는 모습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받아가지고 시나리오를 쓰게 됐는데, 죽어가는 사람의 일상에서의 밝은 부분이 있을 거 같아요. 물론 고통도 있지만. 그런 밝음에 초점을 두고 시나리오 작업을 했습니다."허진호 감독의 인터뷰입니다. 한석규 배우가 주제가도 직접 불러 유명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기존 대한민국 멜로 영화 스타일과 완전히 다른 전략을 취해서 대한민국 멜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시한부 환자에 대한 자질구레하고 질척한 감정들을 걷어내고 미니멀리즘 전략을 취하여 굉장히 신선한 한국형 멜로를 탄생시켰습니다. 이 때문인지 그해 1998년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도 초청받는 경사를 누리기도 했고요. 심지어 시나리오가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국어영역 지문에 등장했을 정도로 문학적으로도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이전 2000년대 초반 언어영역 모의고사에서도 등장한 바 있으며, 2021학년도 수능특강 문학에도 수록되었습니다. 1998년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수상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충무로의 전설적인 촬영감독이던 유영길(1936~1998)[23]이 마지막으로 작업한 작품인데요, 개봉을 앞두고 1998년 1월 16일 새벽에 뇌출혈로 사망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 유영길 촬영감독님에게 바친다는 글이 나옵니다. 영화 중에서 정원의 사진관으로 영정 사진을 찍으러 온 할머니는 연극배우였던 김애라(1926~2001)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찍은 영정 사진은 3년 후 김애라가 사망하였을 때 실제 영정 사진으로 쓰였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사진관에 쌓여있던 눈은 실제 눈이 아니라 솜과 소금으로 만든 가짜였습니다. 여기저기에 너무 많은 소금을 뿌려놓은 바람에 초원사진관 앞에 있던 나무는 죽었다고 하는데요 이 소금은 촬영 후 인근 주민들이 모조리 긁어갔기에 고생해서 치울 필요가 없었다고 합니다. 영화에 나온 정원이 살던 집은 촬영이 1/3이나 진행된 상황에서도 촬영지로 정해지지 못했다. 감독은 한국풍 주택을 촬영지로 찾고 싶었는데 촬영지였던 군산시에 일본풍 주택이 많아 탐탁지 않아 했다. 어느 날 제작진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캐치볼을 하다가 우연히 이 집으로 공이 넘어가 공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촬영지로 결정했다고 하는 여담이 전해집니다. 초원사진관 세트장도 군산시에 실제로 있습니다. 하지만 실존하는 사진관이 아니라 차고였는데 제작진이 양지바르고 주변 풍류가 좋다 하여 소유주의 허락 하에 이렇게 꾸민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그럴듯해서 촬영 당시 새로 개업한 사진관인 줄 알고 필름을 맡기러 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촬영이 끝나자마자 철거되어 창고 같은 모습으로 돌아갔지만 관광명소가 필요했던 군산시에 의해 2012년 다시 복원돼 인근의 월명공원과 함께 관광자원화했다. 영화 속의 모습 그대로 완벽하게 복원되진 않았으나 당시 한석규와 심은하가 촬영했던 자리였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군산에 초원사진관이라는 세트장이 아닌 영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진짜 사진관도 있는데 네이버에 초원사진관을 치면 해당 사진관 위치가 나온다. 초원사진관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야외 촬영도 그 부근에서 하였는데 당시에는 구 시가지라 별다른 개발이 없었기 때문에 초원사진관 주변의 일대는 재개발되기 전인 2000년대 중반까지도 영화 속의 분위기와 비슷했습니다. 초등학교 장면으로 등장하는 곳은 근처에 있는 군산서초등학교로 학교 건물은 리모델링되었지만 전반적인 모습은 비슷하게 남아있습니다. 몇몇 장면에 잡힌 '아침햇살 시간여행'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도 유명한 경양식당이었으나 현재는 폐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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